들어가는책

김수희, 김신아, 김예닮, 김최미, 박창환, 양혜리, 윤지아, 이경민, LEMO, 형태와 소리

예술가가 만든 책은 어떤 모습일까? 아티스트북 전시 <들어가는 책>이 아트노이드178(서울 성북구 삼선교 로6길 8-5)에서 전시 중이다. 아티스트북을 연구하는 컬렉티브인 므아 프레스(mwa)와 문화예술공간 아트노이드178이 공동으로 기획·주관한 이번 전시는 예술작품으로서 아티스트북의 본질과 가능성을 탐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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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티스트북(Artists’ Book)은 200여 년 전 유럽에서 시작되어 20세기 중후반 정식화된 개념이지만, 예술적 전달 매체로서 아티스북은 여전히 낯설다. 일반적으로 책은 활자와 삽화를 통해 특정한 지식을 전달하는 수단이지만, 아티스트북은 책의 그러한 도구적 성격을 넘어 책 자체가 지니는 물성을 확장시키고자 하는 예술 실험 세트라 할 수 있다.

전시 <들어가는 책>은 작품으로서 아티스트북을 비롯하여 전시장 전체 설치 과정과 전시에 관한 크리틱이 기획에 포함되어 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므아 프레스와 워크숍 및 개별 작업을 진행했던 작가 10인 의 아티스트북에 대한 정의가 설치, 퍼포먼스, 영상 등의 다양한 형태로 선보이며, 이들 개별 아티스트북을 므아 프레스가 에디팅하여 전시장 내 배치, 구성하였다. 아트노이드178은 아티스트북의 역사와 의미 연구 및 개별 작가들의 아티스트북에 대한 비평을 진행하여 책으로 편집, 전시장에 비치하였다.

전시에 참여한 김수희, 김신아, 김예닮, 김최미, 박창환, 양혜리, 윤지아, 이경민, LEMO 작가는 주로 평면과 설치 작업을 진행해 온 작가들로, 각자의 아티스트북 작품을 통해 작가 고유의 의식 세계와 매체 실험 방식을 살펴볼 수 있다. 9인의 작가 외에 프로젝트 그룹 ‘형태와 소리’는 전시 에디팅 차원에서 전시 설치 중 현장에서 채집한 소리들로 사운드 작품을 만들고 이를 철제 구조물과 결합시킴으로써 아티스트북의 한 형태를 실험한다.

“2020년 12월 아트노이드178과 므아 프레스는 전시 공간으로 확장되는 아티스북에 대한 전시 기획을 모의했다. (...) 2021년 4월부터 전시 주제와 문제의식, 작품 구상, 설치까지 전시의 전 과정을 13인의 구성원들이 함께 만들어냈다. 작가 9인의 아티스트북, 므아 프레스의 전시 에디팅, 아트노이드178의 전시 크리틱, 이들 작업의 총체가 이번 <들어가는 책> 전시에 모두 담겨있다. 이번 전시를 통해 책이 아닌 듯 보이지만 역시 또 온전히 책이기도 한 이 독특한 구조물 속으로 들어가 보길 기대한다.” ■ 박겸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