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는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다. 그러나 모든 것을 소중하게 여기며 사는 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게 우리는 합리화한다. 한정된 시간과 자본 탓에 우리는 매 순간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는데, 그 선택의 기준을 정할 때 사소한 것들은 가장 먼저 밀려난다. 하지만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저마다 존재의 이유가 있다. 그것들은 서로가 서로의 존재이유다. 그렇게 관계의 고리들로 이어져 있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인간은 그 고리를 끊어가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생존이니, 아름다움이니 하는 명목으로 우리는 우리를 둘러싼 것들을 향해 과도한 폭력을 가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번 전시에 참여하는 4명의 작가-권지현, 김형주, 민경영, 박미정-는 각자의 독특한 작업들로 사람들로 하여금 마치 존재할 필요가 없는 것처럼 치부되고 마는 ‘사소한 것’들의 소중함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