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 오픈한 전시 < OUR : story after little ice
age >는 소빙하기라는 특정 시간대를 설정하면서 시작되었다. 근래 들리는 뉴스에는 전 세계가 매일 최고온도를 경신하고 있다며 뜨거워지는 지구를 걱정하지만, 고작 300년 전 지구는 모든 생명체가 생장을 멈추고 버티는 것으로 살아남아야 했던 소빙하기를 겪었다.
* 아직 학계에서 완벽히 정착된 말은 아니지만, 소빙하기는 평균기온이 2-3도 떨어지는 등 추운 날씨가 지속되었던 17세기 기온저하 시기를 일컫는 말이다.
고온만큼 저온도 생명을 가진 모든 존재에게 고통스럽다. 절멸의 위기 앞에서 모든 생명체들은 생존을 위한 극한의 투쟁을 시작한다. 그렇게 혹독한 시기를 살아남은 존재들은 모두 승리자다. 수천년을 버텨온 나무부터, 작디작은 씨앗에서 지금 여기에 새싹을 틔워낸 잎새까지, 모두 치열한 생의 흔적이다.
이번 전시는 는 살아남은 존재들 가운데 식물에 주목한다. 식물은 땅에 뿌리박고 변화하는 모든 조건들을 묵묵히 받아내며 버티어 살아간다. 어떠한 위험 상황에서도, 이미 예견된 위기라 할지라도 도망칠 수 없는 식물의 역사를 누군가 기록한다면 고난과 역경의 연속일 것이다. 어떤 이는 식물은 ‘죽은 듯’ 버티며 소극적인 방식으로 산다고만 말할지 모른다. 하지만 그들은 살아남았다.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묵묵히, 주어진 모든 조건들을 받아들이고자신의 시간을 ‘그냥 그렇게 살아가는(自然)’ 식물들. 그들에 대해 들려주는 작가들의 이야기들이 에서 펼쳐진다. 일상의 순간 속에 존재하는 경이로움, 하나의 씨앗과 함께 이어지는 삶의 아름다운 추억들, 인간의 이기심과 폭력적인 시선 속에서 만들어진 기괴한 현실, 그럼에도 여전히 낭만적이고 허세 넘치지만 소중한, 그 따듯한 마음들이 만나는 6개의 이야기. 이번 전시는 지금 우리 현재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리고 앞으로 만나게 될 우리들의 이야기를 기다린다.
*작가노트는 작품배치도 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