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노암, 이상현, 김기노, 김인, 신나라
이미 누군가 만들어 놓은 길 위에서, 고정된 생각들을 받아들이며, 정해진 말에 묶여 우리는 그냥 살아가곤 합니다. 그러나 여전히 모든 순간들에 애정을 가진 비판적 시선을 거두지 않고, 호기심과 상상력으로 그 순간을 다르게 보아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작은 출렁임이 언제나 필요합니다.
예술가 정신으로 일으키는 작은 시도들이 점점 모이고 모여서 사회의 소소한 물결이 됩니다. 하지만 언젠가는 파도처럼 이 사회에 각인되는 날도 분명 오겠지요. 많은 예술사의 사건들이 그래왔던 것처럼 말입니다. 확정과 비확정의 가능성이 팽팽한 힘으로 맞서고 있는 그 경계선에 아트노이드178도 서 있습니다. 우리는 그 선상에서 양 쪽의 세계를 드러내는 사건의 생생한 순간이자 현장, 궤적이 되고자 합니다.
모든 경계들의 경계성을 고민하며 언어화되지 못한 감각의 문제들을 실험해보고자 하는 아트노이드178의 초대 개관전 < 흥신소 >전은 김노암의 시선에 잡힌 8개의 기록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작가 김노암은 확정된 경계선 위에 서서 그 경계사이에 매몰되어 시야에 잡히지 않거나 자리를 찾지 못한 존재들에 주목합니다. 찾아내기 쉽지 않을 뿐 아니라 잡기 어려운 액체처럼 손가락 사이로 흘러 내릴지라도, 그렇다 할지라도! 흥신소는 그 존재들을 추적합니다.
“그것은 없지 않았다.”
그것을 더듬어 찾아내는 과정에서 고정된 것처럼 보이던 경계선들이 확장되고 은폐되고 다시 드러나는 틈을 마주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또 흥신소는 그 틈새를 향해 질문을 던지겠지요. 아트노이드178과 흥신소는 그 누구도 바라보지 않았던 것, 심지어 ‘무’처럼 생각하는 맹점Blind Spot을 감각적으로 보여주고자 합니다. 감각의 새로운 언어를 만들어가는 무한한 잠재성의 순간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